나의 이야기

캠핑타임즈

hl1kfb 2011. 8. 26. 13:07

 

 

 

 

 

 

 

 

 

 

 

 

자유로운 캠핑타임! <솔로캠핑>동호회를 만나다

흔히들 캠핑은 가족이라는 코드로 접근하게 마련이다. 밖에 나가면 늘 바깥지기가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식이라면 바깥지기들이 캠핑을 즐길 시간은 언제 가능한 것인가? 아이들 잘 때 친한 이웃과 함께 녹차를 즐기는 시간?

 

솔로캠핑의 개념을 세우다

'솔로캠핑'은 아웃도어 장비 판매를 하던 카페지기 지원조(배문성씨)가 사람들에게 캠핑장비를 제대로 쓸 수 있도록 그 사용법을 정확하게 알려줄 목적을 가지고 만든 카페였다. 처음엔 블로그를 만들 생각이었지만, 2006년 당시 한창 카페가 이것저것 생겨날 때였고, 아웃도어 활동을 함께 즐기던 그의 동료선후배들이 카페가 낫다고 권해서 탄생한 것이다. 지원조 자신도 싱글이었고 그와 함께 캠핑을 즐기던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싱글이었던 까닭에 자연스럽게 혼자서 하는 캠핑에 대해 생각하고 제목을 고심하던 중 그가 생각해낸 것이 ‘솔로캠핑’이었다. 그렇게 카페 ‘솔로캠핑’은 그야말로 솔로캠핑의 역사가 되었다. 지금은 모두들 마치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지만 말이다.

 

▲ <솔로캠핑>카페지기 지원조(배문성씨)

 

아웃도어 활동 중 산행과 함께 캠핑을 즐기던 지원조와 당시 회원들은 북한산에서 정모를 가졌고 그것이 카페 ‘솔로캠핑’의 전통이 되어 이제 매년 1월이면 반드시 북한산에서 정모를 갖는다. 금년 정모에도 영하 20도의 기온으로 한파주의보가 발효되었지만, 야영허가증을 받아 놓았고, 북한산 야영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회원들 때문에 진행, 기억에 남는 캠핑이 되었다. 마시던 소주잔을 내려놓았는데 다시 마시려니 얼어 있었더라나.

 

▲ 혹독한 추위 속에 마친 2011 북한산 정기모임 캠핑

 

말 많고 탈 많은 공동구매는 안 해

대부분의 오토캠핑 카페가 캠핑 초보들이 와서 캠핑에 대해 배워 나가는 곳이라면 ‘솔로캠핑’은 가족캠핑을 즐기다가 혼자 즐기고 싶은 마음으로 가입하는 회원들이 많기 때문에 초보 캠퍼가 별로 없다. 회원들 대부분, 둘째, 넷째 주에는 가족캠핑을 주로 하기 때문에 일부러 세 번째 주를 정모로 잡고 매달 한 번씩 만난다.

‘솔로캠핑’의 또 하나의 특징은 공동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카페지기 지원조의 입장은 단호하다. “관련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회원도 있고 주변에서, 업체에서도 연락이 오고 관련업계에 아는 사람도 많아서 공동구매를 하라는 유혹이 많지만, 공동구매 만큼은 하지 않고 싶다. 카페 창설 이후 변함없이 지켜온 솔로캠핑의 덕목이다.”

“무엇보다 솔로캠핑을 처음 만들던 순수한 의미만은 지켜가고 싶어서 공동구매와 같은 상업적인 장치를 배제해왔다. 그래서 더 애정이 깊은 카페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며 까치(김준범씨)도 자랑스레 말한다.

 

▲ 기부장비 경매 모습

 

그렇지만 혼자만의 캠핑타임을 즐기려다 보니 솔로캠핑에 걸맞는 장비에 대한 서로의 의견은 늘 오간다. 일반적으로 캠핑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장비가 많아서일까, 솔로캠핑 카페에는 유난히 장비 카테고리와 자료가 많고 리뷰도 많은 편이다. “어떤 카페보다 리뷰가 최고라고 자부한다. 다른 카페에서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장비에 대한 리뷰가 대부분이지만 솔로캠핑에서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써보지 않은 장비에 대한 리뷰가 많다. 누구도 사용해보지 않은 장비에 대한 리뷰이기 때문에 진정한 리뷰가 된다. 심지어 우리 카페의 장비 리뷰를 살펴보고 장비를 수입하는 수입업자도 있다. 그만큼 효과적인 후기이기 때문이다.”

 

캠핑을 자주 나가는 캠퍼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좋은 장비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입을 모은다. 오늘도 홀리오(최혜종씨)가 들고 온 1908년산 Universal 황동 알콜 버너를 살펴보느라 모여들었다. 클래식 장비들을 모으는데 취미가 있어서 버너를 200여개 소장하고 있다는 홀리오는 요즘의 캠핑이 ‘캠핑을 위한 캠핑’이 되어 버렸다며 값비싸고 편리한 것만 찾게 되는 새로운 장비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경계한다. 

 

그러나 하나의 장비로만 일관하는 캠퍼는 흔치않다. 자신의 캠핑 스타일에 따라 필요한 장비도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장비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싱글 사이즈이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장비를 팔 곳이 없다는 회원이 많아서 두 달 전에는 카페 내에 벼룩시장을 만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서로 팔고사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일 뿐 다른 카페처럼 활발한 것은 아니다.

 

 

아이처럼 즐겁고 신나게

조별로 요리를 해서 서로 나누며 품평을 하기도 하고, 서로 물에 빠뜨리는 게임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대학시절 MT를 다시 온 듯 젊은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어쩜 이렇게 아이처럼 놀 수 있냐는 말에 멍석(여재항씨)은 챙겨야할 아이들, 가족이 옆에 없어서 아이들처럼 속없이 놀 수 있지 않겠냐고 한다. 어른이 아이가 된다.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공동구매가 없고, 회비 없이 정모 때도 각자 사이트 비용을 지불하고 참가한다. 다만 가족 정모가 있는 매년 5월과 10월에는 회원들이 기부한 장비들을 가지고 경매가 열리고 이 기부경매에서 생긴 수익금은 가족정모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비용이 발생할 때마다 회원들이 찬조금을 내기도 하고 맛번개에서 남은 금액을 회비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 솔로캠핑은 참여할 사람만 참여하자는 의미에서 매회 정모마다 인원제한을 두고 있다. 또 운영진이 따로 없으니 참여 회원이 많으면 통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 11월에는 2007년에 처음 시작한 솔로캠핑 정모가 50회를 맞는다. 정모를 쉰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솔로캠핑이 이처럼 자유롭고 편하고 즐겁게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카페지기 지원조의 묵묵한 책임감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카페지기가 무엇보다 한결같다며 회원들은 지원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채식주의(오미경씨),태이(박혜경씨), 눈빛(조양희씨)과 Off-Road를 즐기는 발리(이수연씨)는 여성 솔로캠퍼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기 때문에 매번 참석하게 된다고 한다. 도보여행을 즐기다가 무릎이 약해져서 캠핑을 시작하게 된 재규어(양승원씨)는 솔로캠핑이 자신에게 딱 맞단다. 유학시절 일본의 커피 문화에 매료되어 커피 마니아가 된 인디(최종해씨)는 직접 블랜딩하고 로스팅한 커피를 늘 가지고 와서 솔로캠핑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건축 사진을 찍지만 다른 사진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블루문(문정식씨)은 회원들의 식사를 챙기고 마지막 정리까지 도맡는 여유를 보였다. 디지털 사진에 대한 회의 때문에 힘든 시절을 보내기도 한 때문인지 캠핑에서 삶의 여유를 찾은 것 같았다.

 

카페지기 지원조는 ‘솔로캠핑’이 지금까지 캠핑에 더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등산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을 좀더 활발하게 하는 캠핑이 될 거란다.

 

 

솔로 캠퍼의 한 사람으로 ‘솔로캠핑’이 순수한 모임으로 변함없이 지속되길 바란다.

 

임은주 기자

사진 제공 : 솔로캠핑

    글쓴날 : [11-08-25 15:52] 캠핑타임즈기자[campingtim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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